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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 생각

박사를 하면 인생이 더 비참해질수도 있어...

안굽돼 2019. 5. 26. 0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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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사를 하면 인생이 더 비참해질수도 있어..."

 

몇년 전 내가 박사 입학 면접을 볼때 면접관인 과 교수님에게 면접 당시 들었던 말이다.

"아.... 아닙니다 잘할 수 있습니다....어쩌고 저쩌고~"

 

 

 

다행히도 면접을 붙어서 지금 이렇게 박사과정을 하고 있지만. 몇년이 지난 아직까지도 그 당시의 그 교수님의 표정과 말투가 생생하다. 일면식도 없는 분이셨지만. 나를 조롱하는 말투가 아니라 진심으로 나를 걱정하는 말투였다.

 

그 당시에는 왜 저런 소릴 하셨을까 솔직히 진짜 좀 서운했는데 지금은 약간은 이해가 될 것 같다. 

 

'박사 학위 받아도 별거 없다', '박사 학위 받기 어렵다' 이런 얘기를 하고 싶은게 아니다.

 

진짜 문제는 그 당시 나의 '불안하고 자신감 없어 보이는 태도'가 문제였다..

대학원 생활 몇년 하다보니. 수업의 일환이나 혹은 과제의 일환으로 많은 학생들의 발표를 종종 보는데. 내용이 좋고 나쁘고를 떠나서 내가 생각하기에 가장 좋지 않은 발표는

 '자기가 발표하는 내용에 대해서 확신이 없어 보이는 발표'이다.

 

자기가 말하는 내용에 대해 정확히 잘 모르거나 확신이 없으면 일단 발표자가 위축이 되고 금방 티가 난다. 그러면 발표 분야를 잘 몰라도 신뢰가 잘 안간다. 반면, 발표자가 자신감 있게 발표하면 내용을 잘 몰라도 웬지 믿음이 간다고 해야 되나. 

 

그런데..지금 돌이켜 생각해보면 그 당시 박사 진학을 준비하고 그렇게 원했음에도 불구하고.. 아이러니하게도 박사과정에 대한 확신이 없었다.

 

내가 그 당시 멘탈이 불안불안하니. 면접 때도 그런 모습이 많이 티가 났던 것 같다.

나도 나를 못 믿겠는데. 남들이 보기에 어땠을진 안봐도 뻔하다.

 

보통 흔히들 얘기하는게. 박사 과정은 '멘탈 관리'가 가장 중요하다고들 한다. 길고 긴 과정이니까. 다들 처음에는 패기 넘치다가 방전되는 시기가 한번쯤은 오기 마련인데.. 나는 뭐 시작하기 전부터 불안불안해보이니 그 과정을 다 겪으신 그 교수님이 보기에 내가 얼마나 불안해보였을까?

 

내가 조금만 스티브 잡스와 같은 패기와 자신감으로 면접에 임했다면. 아마도 그런 소리를 들을 일은 없었을 거다.

 

 

 

하여간. 나는 그 면접 때 들었던 소리가 진짜 현실이 되지 않도록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고. 운좋게도 지금은 졸업 논문도 통과했고, 취업도 했다. 나중에는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지금 당장은 비참하지 않고 내 개인적으로는 만족스럽다.

 

그런데 설사 지금 내 개인적인 상황이 불만족스럽고 비참했다고 하더라도 앞으로 발표나 면접을 임할때 다시는 그런 자신감 없는 태도로 임하지 않을 거다.

 

자신감 없어 보이는 태도는 없던 의심도 싹트게 하고 있던 신뢰도 무너뜨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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